서울에만 커피전문점이 15,000개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국적으로 90,000여 개를 넘었고, 코로나19 시국에서도 1년 새 10,000개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추세는 편의점이나 미용원에 맞먹는 속도라고 한다. 언제부터 한국인이 ‘커피 사랑’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혹은 커피만큼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은 드물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실질적으로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언론과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커피 전문점이 확산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몇몇 중저가 브랜드는 커피를 잘 몰라도 쉽게 창업할 수 있다며 창업을 부추기고 점포 숫자를 늘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빠르게 증가했던 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벌써부터 매각 소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늘어난 점포 숫자만큼 빠져나올(EXIT) 시간도 빨라지는 것은 아닐는지…
지난번 포스팅한 커피머신 수입규모와 커피전문점 을 보면 2016년부터 매년 13.9% 증가하고, 종사자도 13.7% 비율로 증가하고 있으며, 커피 머신의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커피전문점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 있다는 것을 통계로 확인해 보았다. 그러면 창업과 반대로 폐업은 어느 정도 되는지, 내가 살고 있거나 관심 있는 지역에 커피전문점이 몇 개 있는지, 이를 이용할 인구가 연령별로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해 보자. 전국 단위로 하면 좋겠지만 자료가 제법 방대하고, 시도 단위로 기준이 다르게 발표되기 때문에 서울만 한정해서 분석해 보았다.(서울도 워낙 큰 편이라 이를 구나 동별로 분석도 가능하다.)
우선 법정동과 행정동의 차이를 알고 있어야 한다. 법정동은 법(관습 포함)으로 지정되고 역사적으로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지명이다. 행정동은 인구를 기준으로 유입 유출에 따라 나눠지기도 합쳐지기도 한다. 쉽게 말해 동사무소(행정복지센터)가 있으면 행정동이 존재하는 것이다. 인구 증감에 따라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426개의 행정동이 있다.(22년 3월 1일 기준) 이 행정동별로 주민등록 기준 인구를 확인할 수 있으나, 서울시는 KT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아 ‘생활인구’라는 인구수를 공개하고 있다. 유동인구와 비슷한 개념으로 KT의 무선통신망을 이용하여 해당 지역에서 접속하는 무선단말기 숫자를 인구통계에 응용하는 것 같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활동 지수가 1이하로 내려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는데, ‘생활인구’처럼 무선통신망 혹은 신용카드 결제를 바탕으로 통계를 산출하기 때문에 실제 시민들의 움직이 적극 반영된 자료다.
426개의 행정동 중, 면적은 서초구 내곡동이 가장 넓고, 종로구 창신 3동이 가장 작다. (그림의 붉은색 표시) 이는 단순한 면적 비교로 지형도로 보면 내곡동 대부분은 산과 도로, 그린벨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반해 창신 3동은 완만한 평지로 아파트, 주택단지, 학교로 구성되어 오히려 녹지가 부족하다는 느낌까지 받는다.
다음으로 생활인구는 어느동이 가장 많은지 분석해 보자. 소스가 되는 생활인구자료는 서울열린데이타광장에서 받을 수 있다. 이 자료를 열어보면, 해당일에 연령, 시간대, 성별로 구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커피를 즐겨마시는 연령을 15세~64세까지, 이용하는 시간대는 오전7시~23시까지, 성별 구분없이 필터링하여 위 에서 뽑은 행정동데이타에 적용해 보았다.
역삼 1동, 여의도동, 서교동 순으로 생활인구가 높고, 반포 본동이 가장 낮다. 반포 본동은 반포주공아파트 재건축으로 이주한 가정이 많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중간값은 불광 2동 성현동 미성동 등이다.
역삼 1동, 명동, 여의도동 순으로 커피전문점 수가 많았고, 성현동 송정동 수색동 등이 가장 적었다. 중간값은 동선동 미아동 등이다. 역삼 1동과 여의도동은 생활인구도 높고 카페 수도 최상위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지금까지 구한 자료를 하나로 합쳐보자, 행정동 면적은 지형 간의 차이 때문에 제외하고, 생활인구와 카페 수를 적용하여 인구 밀집에 따른 카페 숫자를 행정동별로 구분해 보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 BI를 이용하여 도식화하였고, 강남구, 중구, 서초구 순으로 커피 전문점이 많았고, 강동구가 가장 적었다. 강남구 내의 커피전문점 수와 생활인구분포를 확인하려면 강남구를 선택하면 된다.
이런 공공 데이터를 통해 여러 가지 궁금한 것을 분석할 수 있다. 생활인구 자료를 특정일로 비교하여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동이 어디인지 파악할 수 있고, 커피전문점이 현재 몇 개가 있는지, 가장 오랫동안 영업한 커피전문점은 어디인지 확인할 수 있다. 그곳에 찾아가 커피 한잔 마시면서 운영을 오랜 시간 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보는 노력도 할 수 있다.
창업과 폐업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경제 순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물질적 이익을 얻을 수 있고,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소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도 가질 수 있다.
관심 있는 지역이나 창업을 생각한다면 해당 자치단체의 공공데이터를 확인해서 분석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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