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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AIST] 커피 리브레 김주완 점장의 모아둔 스토리

Category
MoaiBarSystems
Barista
Tag
모아이
바리스타
인터뷰
Writer
Moaist
핑크더쿠
3 more properties
MOAIST는 모아이 바 시스템을 사용하는 모든 유저를 일컫는다.

MOAIST

김주완 점장의

모아둔 스토리

읽어 모아요 -

안녕하세요 :) 커피 리브레 타임스퀘어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주완 점장입니다
모아이 1호 머신을 5년 가까이 사용한 유저로서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모아이에 관한 저의 생각을 모아둔 스토리를 함께 읽어볼까요?
커피 리브레 김주완 점장
제가 커피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가슴에 품었던 머신은 라마르조꼬였습니다. 커피 일을 시작할 당시 스페셜티 커피를 한다는 매장이라면 중고 4그룹 리네아 머신을 꽤나 가지고 있던 시절이었죠 (그 때는 라마르조꼬 머신의 정식 수입이 활발하지 않았던 시기였어요!)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FB80이나 GB5 등의 머신 이름을 달달 외우며 카페 탐방을 하고, 항상 에스프레소 머신과 커피 그라인더를 유심히 보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렇게 바리스타 일을 시작하면서 커피 머신에 관심을 가지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던 때에 한국에도 에스프레소 머신을 만드는 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VIDASTECH HEXAGON
알음알음..

지니어스방

이라 불리는 방정호 대표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방 대표님이 만든 첫 번째 에스프레소 머신인 헥사곤을 봤을 땐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만드는 하이엔드 머신이라니? (최고의 품질과 최고의 성능을 갖춘 최신 사양의 물건) 그 후로도 계속 방 대표님의 손에서 신비로운 모델의 머신이 나왔습니다.
사실 20대 돈 없는 바리스타가 원하는 머신을 사용해 보긴 힘들었죠. 하이엔드 머신이 설치된 매장들은 입사도 어렵고, 그 당시에는 연차가 어느 정도 있어야 머신을 잡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제가 커피를 공부하고, 동경하던 커피 리브레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타임스퀘어점에서 근무하기로 한 시점, 방 대표님의 머신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3년이 흐른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아이 바 시스템'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1월 14일 오전 6:04 야간 설치 후 첫 테스트 추출 현장(아주 상세한 날짜와 시간)
맙소사. 3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드디어 방 대표님의 모아이 머신을 처음 본 저는 무척이나 설레었어요.
바리스타라면 누구나 꿈꾸는 하이엔드 머신, 게다가 한국에서 개발하고 만들어졌다니.
설치한 당일을 잊으래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 에스프레소 머신 중 세팅 방법이 다양한 모아이는 에스프레소 추출에 필요한 거의 모든 변수들을 만져 볼 수 있었습니다.
자유가 지나치면 방종이 되듯, 이것 저것 여러 세팅을 시도해 보다가 밤을 새웠… 그렇게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렇게 세팅은 완료되지 않았고, 다음 날 오픈 시간은 다가왔죠. 매장에서 쪽잠을 자고 어떻게든 세팅을 해야 했던 저는 바로 전에 사용한 페이마e61의 머신 세팅을 비슷하게 맞춰 사용하는 것으로 수습했습니다.
그 후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모아이로 정말 많은 머신 세팅을 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모아이는 언더 카운터 머신입니다.
머신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보일러와 모터가 전부 카운터 아래로 내려가 있지요.
바리스타하면 커피를 만드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지만, 저는 커피 바에서 모든 서비스를 주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은 바 안에 팀원들을 보고 누가 파트 타이머인지, 직원인지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사실상 바 안에서는 모두가 대표이고 매니저이지요.
전보다 훨씬 낮아지고 트여진 바 너머, 고객과의 줄어든 거리로 인해
서비스의 주체인 바리스타는 고객과 얼굴을 맞대며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이 주문한 커피의 추출 과정을 보며, 일렁이는 바람을 통해 커피의 향을 맡고 누군가는 바리스타와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고객은 자신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코로 느끼고, 바리스타는 커피를 만들며 고객과의 소통을 이어갑니다.
커피업계에는 ‘seed to cup’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씨앗에서 한 잔의 커피까지’라는 말이지요. 그와 함께 커피 리브레에는 '얼굴 있는 커피'라는 슬로건이 있습니다.
우리는 커피가 자라는 산지에서 직접 커피를 구매하며, 로스팅하고 추출하여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고객에게 한 잔의 커피가 제공되는 모든 과정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일. 그 모든 과정을 바 안에서 실현하여 보여주는 바리스타.
고객과의 소통 없이는 얼굴 있는 커피가 있을 수 없습니다.

물론 언더 카운터 머신들만 소통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반 머신보다 더욱 편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모아이를 사용하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머신 추출에 필요한 여러 요인들을 공부해야 했습니다.
부쩍 가까워진 고객들의 시선과 관심에 도망치고 싶었고, 부족한 저에게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머신도 탓하고, 커피도 탓하고, 고객을 탓하고 사실 지나고 보면 다 스스로 경험과 노력이 부족해서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1호 머신이라 잔고장이 많았지만, 그것은 제외하고라도) 시련은 사람을 더욱 강하게 단련시킨다고 하였나요 다양한 머신 세팅 방법은 부족한 지식을 시험해 볼 좋은 계기가 되었고, 몰랐었기 때문에 더 무한히 상상하고 추출의 양상을 그려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계속되는 고객과의 소통이 힘들어질 때에는 그간 소통을 해왔던 단골 고객들이 주는 위로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리브레 대표님이 좋아하는 한 문장이 있습니다. 저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문장입니다. 브라질의 교육사상가 파울루 프레이리가. 그의 저서 <페다고지>에서 말합니다. "교육이란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길을 열어주는 것."
완벽한 머신은 어쩌면 없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커피를 시작했던 이유. 커피를 매개로 고객과 소통하며, 바 안에서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답을 알려주지 않아도 내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는 머신.
그 머신은 어쩌면 모아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커피 리브레,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 COFFEE LIBRE 커피 리브레 타임스퀘어 영등포점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15 타임스퀘어 112호 커피 리브레, 영등포동4가 442, 07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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