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이카와 로스터기를 사용하여 다양한 로스팅 프로파일을 적용해 보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카와 로스터기는 다양한 변수를 쉽게 조정할 수 있어, 각 로스팅 프로파일 별 어떻게 커피의 색도가 달라지는지 확인하기에 아주 유용합니다.
실험에서는 이카와 로스터기의 변수 변화로 로스팅 단계의 변화 그리고 내부 색도 변화를 옴니 장비를 사용해 측정했습니다.
이렇게 얻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스팅 과정이 커피의 관능적 특성(맛과 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해 보았습니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프로파일과 생두는 IKRC 2023과 2024를 참고하여 적용하였으며, 본 실험의 목적은 평가에 있지 않습니다.
색도 분석을 위한 입자는 634 마이크론으로 설정
로스팅 후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른 색도 변화로. 로스팅 후 30분 안에 측정 마무리
로스팅 정도를 색도로 분석하는 이유
최근 로스터기의 발전과 로스팅 프로파일에 대한 맹신
최근 로스터기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프로그램을 통해 로스팅 프로파일을 설정하고 로스팅을 진행하는 방식이 보편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물리적인 로스팅 결과보다 숫자 데이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관능적인 평가에 앞서, 색도 변화와 밀도 등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량 로스팅을 진행할 때는 품질 평가를 위해 색도 측정이 큰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평균 색도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색도의 분포를 확인함으로써 내부와 외부의 다양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색도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가요? 이번 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왜 로스팅 색상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가?
SCA 로스팅 코스를 개발하고, 로스팅 교육 프로그램 커피 마인드의 창립자인 모르텐 뮌헨은 로스팅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습니다.
"일관된 로스팅과 커피 맛의 핵심 변수는 색상이 80% 시간이 20%를 결정한다" -모르텐 뮌헨
아래에 보이는 빵들의 맛을 먹지 않고도 상상할 수 있다면, 이미 색도를 왜 봐야 하는지 이해하고 계신 겁니다. 빵의 색이 변하는 것은 그 안에 있는 여러 성분들이 열을 받아 화학 반응을 일으킨 결과입니다.
즉, 색의 변화는 맛의 변화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따라서 색도를 관찰하는 것은 커피 로스팅에서 정확한 맛을 표현하기 위한 프로파일을 분석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특히, 커피 로스팅에서 색을 변화시키는 주요한 반응은 마이야르 반응입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당과 아미노산이 만나 일어나는 화학 반응으로, 이 과정에서 멜라노이딘이라는 갈색의 색소와 함께 맛있는 향이 생성됩니다. 이 반응은 빵이 구워질 때의 갈색 껍질이나 고기를 구울 때 나는 고소한 냄새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커피의 로스팅 과정은 크게 아래와 같이 3단계로 구분합니다.
건조 단계 (DRYING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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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원두의 습도는 8-12%입니다.
실제 로스팅을 시작하기 전에 원두를 건조해야 합니다.
갈변 단계 (BROWNING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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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납니다.
환원당과 아미노산이 반응하여, 수백 가지의 다양한 향과 색상 화합물을 만듭니다.
발현 단계 (DEVELOPMENT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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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계의 시작에서 반응은 발열성으로 바뀌고, 커피가 크랙을 일으킵니다.(첫 번째 크랙)
이 시점부터 원하는 향 화합물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로스팅 과정에서 원두의 색상이 점점 변하게 됩니다. 로스팅이 진행됨에 따라 원두 내부의 색상도 변하게 되죠.
이 변화된 색상을 측정하는 단위를 '아그트론 넘버'라고 합니다.
로스팅 단계를 색으로 정의한 아그트론 넘버
아그트론 넘버(Agtron Number)는 커피 로스팅의 정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표준화된 지표입니다. 이 숫자는 커피 원두의 색상을 기반으로 하며, 색상은 로스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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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아그트론 넘버 (예: 70 이상): 밝은 색상의 원두를 나타내며, 라이트 로스트(light roast)를 의미합니다. 이 단계에서 커피의 산미가 강조되며, 원두의 고유한 특성이 잘 유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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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아그트론 넘버 (예: 50~60): 중간 정도의 로스팅을 나타내며, 미디엄 로스트(medium roast)를 의미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산미와 단맛의 균형이 잘 맞고, 바디감이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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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아그트론 넘버 (예: 25~35): 어두운 색상의 원두를 나타내며, 다크 로스트(dark roast)를 의미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쓴맛이 두드러지며, 원두의 고유한 맛보다는 로스팅의 맛이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아그트론 넘버는 커피 로스터들이 로스팅 과정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원하는 맛 프로파일을 구현하기 위해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됩니다.
로스팅 단계 별로 아그트론 넘버를 기록함으로써, 각 로스팅 단계에서 커피의 맛과 향을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럼 IKRC 2023년 파이널 리스트의 로스팅 프로파일 별 색도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IKRC 파이널 리스트 프로파일 3개
각 프로파일은 웹에서 IKAWA 앱을 통해 사용이 가능합니다.
50g 프로파일은 100g 프로파일로 사용하기 위해서 온도의 변화를 주었습니다.
사용한 생두는 에티오피아 게뎁 G1 내추럴과 워시드입니다.
다음은 각 프로파일에 따른 로스팅 결과표입니다.
이번 로스팅에서는 원래 50g 용량에 최적화된 프로파일을 사용하여, 100g의 원두를 로스팅하였기 때문에 특히 B와 C 프로파일에서 로스팅이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빠른 진행 덕분에 색도 차이를 확인하는 데 있어서는 좋았습니다.
투입 온도 | 1차 크랙 온도 | 1차 크랙 시간 | 배출 온도 | 배출 시간 | 배출 무게 | |
A 프로파일 | 145℃ | 210℃ | 6:06 | 212℃ | 7:09 | 85.3g |
B 프로파일 | 138℃ | 207℃ | 6:14 | 208℃ | 6:32 | 86.7g |
C 프로파일 | 122℃ | 208℃ | 5:21 | 208℃ | 5:28 | 87.6g |
A 프로파일
B 프로파일
C 프로파일
A 프로파일 색도
B 프로파일 색도
C 프로파일 색도
원두 평균 색도 | 표준 편차 | 분쇄 평균 색도 | 표준 편차 | 내외부 색도차 | |
A 프로파일 | 67.5 | 20.9 | 77.2 | 12.7 | 9.7 |
B 프로파일 | 71.9 | 25.9 | 83.2 | 12.9 | 11.3 |
C 프로파일 | 80.5 | 26.8 | 93.6 | 13.9 | 13.1 |
로스팅 결과 색도 차이는 A 프로파일이 9.7, B가 11.3, C가 13.1로 나타나며, 로스팅 시간이 짧을수록 DTR도 낮아져 C 프로파일이 2.1%로 가장 낮았습니다.
예상대로 A 프로파일은 색의 일관성이 가장 높았습니다. STD 기준으로 값이 낮게 나온 것이 색의 일관성이 높은 것을 의미합니다.
A 프로파일의 경우, 전체적으로 잘 익었다는 인상을 주며, 약간의 쓴맛이 느껴지지만 바디와 산미의 균형이 훌륭했습니다.
반면, B와 C 프로파일에서는 언더로스팅된 느낌이 남아 있어 균형감과 질감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동일한 생두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큰 맛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로스팅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원두 8.8g과 물 170g을 사용한 커핑 진행
색도로 확인 가능한 결론
이번 실험을 통해 동일한 생두와 로스터기를 사용하더라도 로스팅 프로파일에 따라 커피의 색도와 맛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A 프로파일에서는 균형 잡힌 맛과 산미가 돋보였으며, B와 C 프로파일에서는 다소 아쉬운 언더 로스팅의 특성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로스팅 과정에서 색도와 시간의 변화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로스팅 분석을 통해 더욱 일관된 품질의 커피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개선해 나가기를 추천합니다.
이번 실험이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기를 바라며, 다음 2부에서는 배출 온도, DTR, 팬스피드에 따른 색도 분석 결과를 다룰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oast Delta란?
Roast Delta는 커피 로스팅 과정에서 원두의 색상 변화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Roast Delta는 원두의 표면 색도와 분쇄 색도 차이를 나타내며, 이를 통해 로스팅의 균일성과 일관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주요 개념:
1.
Roast Delta 측정:
•
원두 색상(Surface Color): 로스팅 후 표면의 색상을 측정합니다.
•
분쇄 색상(Particle Color): 분쇄 후의 내부 색상을 측정합니다.
•
Roast Delta는 이 두 색상 간의 차이를 숫자로 나타낸 값입니다.
2.
의의:
•
Roast Delta는 로스팅 과정에서 원두의 내부와 외부의 색상이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나타내므로, 로스팅의 강도와 일관성을 평가하는 데 유용합니다.
•
일관된 Roast Delta 값은 로스팅 프로세스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최종 제품의 맛과 품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3.
활용:
•
품질 관리: 로스팅의 품질을 관리하고 동일한 프로파일을 반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사용됩니다.
•
프로파일 조정: 로스팅 결과에 따라 프로파일을 미세하게 조정하여 원하는 맛을 얻기 위해 사용됩니다.
Roast Delta를 잘 관리하면 로스터는 각 배치(batch)에서 일관된 품질의 커피를 생산할 수 있으며, 고객에게 항상 동일한 맛과 품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STD 표준편차란?
•
STD (표준편차, Standard Deviation)는 통계학에서 데이터의 변동성이나 분산을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커피 로스팅에서 STD 표준편차 색도는 로스팅된 커피 원두의 색상 변동성을 측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STD 표준편차 색도의 의미:
1.
일관성의 척도:
•
STD 표준편차 색도는 로스팅 된 커피 원두의 색상이 얼마나 균일하게 로스팅 되었는지를 평가합니다.
•
표준편차 값이 낮을수록, 원두 간의 색상 차이가 적고, 로스팅이 균일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반대로 표준편차 값이 높다면, 원두 간의 색상 차이가 크고, 로스팅이 균일하지 않았음을 나타냅니다.
2.
실제 적용:
•
로스터들은 STD 표준편차 색을 통해 각 배치의 로스팅 일관성을 평가하고, 필요시 프로세스를 조정합니다.
•
예를 들어, 원두의 표면과 내부 색상에서 차이가 크다면, 이 표준편차 값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로스팅 과정에서 열 전달이 고르지 않았거나, 로스팅 시간이 부족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3.
품질 관리:
•
STD 표준편차 색은 특히 대량 로스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많은 양의 커피를 로스팅할 때, 각 배치가 얼마나 일관되게 로스팅되었는지를 보장하기 위해 표준편차가 활용됩니다.
•
일관된 표준편차 값은 고품질의 균일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요약하면, STD 표준편차 색은 로스팅된 커피 원두의 색상 균일성을 측정하여 로스팅 프로세스의 품질과 일관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이를 통해 로스터는 최종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고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본 실험은 기정인터내셔널의 IKAWA 100Pro 와 Ditting 807 Lab Sweet을 지원 받아 진행되었습니다.